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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2019-04-19 14:10:00
사회와 단절된 인간, 그리고 단절된 인간이 침입한 사회/어둠의 왼손에 대한 서평/어슐러.K.르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이 말은 인간은 언제나 타인과의 공통점을 찾고, 그 무리에 속하려는 습성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무리는 커지면서 사회가 되고, 지역이 되고, 더 커지면 국가가 되며, 먼 미래에는 행성공동체쯤 되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사회'에 단절된 개인이 침입하면 일어날 일을 상상해보는 사회실험물과 같은 책이다.

완전히 단절된 개인을 상상할 수 있는가? 아마 현대인들은 쉽게 상상할 수 없을것이다. 삶을 비관하고 방안에서 모든 인간관계를 끊으려고 하는 사람조차도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성별로, 나이로, 핏줄로, 태어난 곳으로, 자란 곳으로 구분하고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아버린다. 사실상 우리에게 성별이 있는 이상, 인류의 거의 절반은 남성이고, 거의 절반은 여성이므로 연결점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완전한 단절은 사람이 아에 없는 무인도에 사는 로빈슨 크루소쯤 되어야 가능하리라.

저자가 창조한 주인공이자 헤센인 '겐리 아이'는 이 소설의 무대가 되는 게센에서는 외계인, 즉 이방인이다. 그의 모습에서는 단절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게센인은 양성(즉 성별의 구별이 없는 인류)이기에 주인공은 성별로조차 그들과 공통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따라서 그는 소설의 시작부 부터 사회에 속하지 못하기에 취약한 개인을 보여준다. 그는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인 게센인 '에스트라벤'과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유대감을 만들어내나, 끝내 그를 이해하지는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단절된 개인이 침입한 사회조차도,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마찬가지이다. '겐리 아이'가 가져온 미래적인 물건에 대한 실증을 마쳤고, 그의 행동이나 말 또한 일관되다는 것을 알았는데도, '겐리 아이'가 자신들과 공통된 점이 없기에 카르히데의 왕은 그를 믿지 못하고 카르히데에서 떠나보냈으며, 오르고레인의 지도자들은 '겐리 아이'를 질환자로 취급하며 수용소에 가둬버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마치 현대의 작은 사회들이 이방인을 배척하는 것 처럼 말이다.

이 책의 끝은 해피엔딩이다. 결국 게센은 헤인에서 뻗은 우주로부터의 손을 잡으며 문호를 개방하게 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이 이후에 쓰여진 이야기, '카르히데에서 성년되기'를 보면, 이 사건은 거의 언급되지 않으며, 이후에도 몇번의 충돌과 갈등이 있고 나서야 게센인들이 이방인들에게 문호를 여는 것으로 나온다. 결국 인류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져 있는 것이리라. 씁쓸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이야기이다.

-작년에 작고하신 어슐러.K.르 권을 위한 헌정 서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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