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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2018-06-04 11:54:00
정기 휴관일에 손잡고 찾아 온 한 쌍의 청소년?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오전, 현관 복도에서 두런두런 인기척이 들리기에 냉큼 뛰어나갔더니 남녀 한 쌍의 청소년이 우두커니 서서 서로가 마주보며 빙긋이 미소를 짓고 있다. 녀석들은 내게 뭔가 할 말이 있을 것 같으면서도 자꾸만 머뭇 머뭇거린다. 오늘은 정기 휴관일이라서 도서 대출은 불가능한데 어쩐 일로 찾아왔을꺼나? 다소 의아한 눈초리로 방문 목적을 물었더니만 자원봉사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례를 참고한다면 자원봉사활동이라면 주로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삼삼오오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학기 중에 이렇게 불쑥 찾아오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드문 현상이다. 그런데 정기 휴관일이고 남녀가 단둘이 방문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감에 사로잡혀 되돌려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부의 표시로 고개를 가로저었더니 사태를 눈치 챈 녀석들은 자신들은 오누이 사이로서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서 멀리서 찾아왔다고 하소연을 한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오누이 사이가 이렇게 허물없이 다정할 수가 있으랴! 마치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서로를 대하는 표정과 태도가 너무나도 살갑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때마침 오후께나 있을 독서동아리 모임의 행사를 위해서 혼자서 행사장 세팅 작업을 한답시고 낑낑대고 있었기에 행사장 준비작업을 도와줄 수 있겠냐고 살짝쿵 물었더니 번개같이 작업 모드로 변환을 한다.

그렇게 해서 녀석들의 혁혁한 수고로 말미암아 행사장의 세팅 작업은 수월하게 마칠 수가 있었다. 녀석들은 중간 중간의 휴식시간에도 진열대에서 책을 한 권씩 고르더니 나란히 앉아서 짬짬이 독서도 하고 가끔씩 도란도란 이야기꽃도 피웠다. 일반적으로 저 즈음의 연령대의 청소년들은 사춘기의 변화무쌍한 영향으로 아무리 오누이 사이라고 할지라도 티격태격 말다툼이나 일삼고 단둘이서의 바깥 동행은 서로가 불편해하며 손사래를 치는 줄로만 익히 알고 있었거늘...!!! 그 옛날 청소년기 시절, 누나랑 이런 살가운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부럽기만 하다. 통상적으로 알려졌듯이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패배를 선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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